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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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날개' 달고 우리도 날아보고 싶어요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11.01.11 10:37 조회 4,159
'노래의 날개' 달고 우리도 날아보고 싶어요 자의든 타의든 무대에 서본 사람은 안다. 모진 정도는 아니더라도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더군다나 그 주인공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라면, 이건 거의 '커밍아웃'에 가깝다. 미국영화 '시스터 액트'나 얼마전 끝난 TV프로그램 '남자의 자격'까지. 합창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들뜨게 하고 꿈꾸게 한다. 국내 최초 정신장애인들이 만든 어울림 합창단(이하 '어울림')이 두 번째 정기공연을 가졌다. 이른바 '거위의 꿈'. 스물아홉 개의 꿈이 화음을 만드는 현장을 부산닷컴(www.busan.com) 'TV-U' 카메라가 지켜봤다. 가곡 ~ 만화주제가 '솜씨' 뽐내 "노래 공연하며 큰 자신감 얻어요" 12월 부산 대표로 전국대회 출전 △'오빠' 지휘자와 29명(?)의 거위=지난 19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나모음악원에서 '어울림'의 최종 리허설이 열렸다. 노래반주기 앞에 남녀 29명이 앉았다. 20대부터 5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40대 여성 단원이 눈을 감고 '꼬마 자동차 붕붕'을 흥얼거렸다. 30대 초반 남자 단원은 몸을 좌우로 흔들며 '일송정, 푸른 솔은…'을 불렀다. 지난해 2월 창단한 어울림은 지금까지 4차례 오디션을 거쳤다. 146명이 참가해 현재 40명이 활동한다. 단원들은 요양병원, 사회복귀시설, 지역 정신보건센터에서 왔다. 모두 정신장애인들이다. 잠시 뒤 지휘자 조경규 선생이 나타났다. 그는 단원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오빠 못 믿나?'를 남발(?)해 '오빠'로 불린다.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노래 잘 하고 못 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 가사 까먹었으면 입만 벙긋하고 절대 노래는 하지 말라." 조 선생의 말에 단원들이 까르르 웃었다. 조 선생은 "내일은 웃는 날이다. 당당하고 자신있게 웃어라. 우리가 웃는 것은 보통사람들이 웃는 것보다 백 배 가치가 있다." 조 선생의 한 손이 올라갔다. 노래가 시작됐다. "웃~어라 캔~디야. 들장미 소녀야~", "개애~구~우리 소년, 빠암빠~빠." 음이 늘어지자 조 선생이 찡그렸다. "왜 이리 기 죽는 소리고? 웃던 캔디도 여러분 보고 안 웃겠다. 여러분 목소리에 개구리 소년도 도망가겠다." 단원들이 고개를 숙였다. "난 1985년 쓸개를 떼 내서 쓸개 없는 사람이야. 그러니 노래를 못 하더라도 쓸개 빠진 사람만 보고 웃어라. 한번 해보자 못할 게 뭐 있나!'. 조 선생은 늘 가사, 박자보다 자신감을 강조했다. 단원 김정희(가명·35·여) 씨는 "노래도 즐겁지만 선생님이 너무 재미있어요. 1주일에 한 번 모이는 연습시간이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에요"라고 말했다. '펼쳐라. 거위의 꿈.' 20일 오후 2시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국내 최초 정신장애인 합창단 '어울림'이 조경규 씨의 지휘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전대식 기자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다음날인 20일 오후 2시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 어울림 단원들이 긴장하는 안색이다. 조 선생이 "자, 자. 오늘은 잘난체하는 날이다. 남 신경쓰지 마라." 별 반응이 없었다. 조 선생은 큰 소리로 "오빠 못 믿나?"를 외쳤다. 단원들이 큭큭거리면서 무대로 걸어나갔다. 남성 단원들은 검정 정장을, 여성 단원들은 빨강 드레스에 검정 블라우스를 입었다. 연습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첫 곡. '별'이 흘렀다. 틀리지 않았다. 박주민(가명·32·여) 씨와 김창민(가명·42) 씨의 독창도 잘 마쳤다. 이어 '선구자', '오빠생각', '노래는 즐겁다'까지 1부 공연은 무사히 넘어갔다. 대기실은 다음 공연 준비로 바빴다. 단원들은 티셔츠로 갈아입고 다시 무대에 나섰다. 단원 정유원(가명·35·여) 씨는 "처음 서는 무대인데 생각보다 안 떨리네요. 한데 관객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좋아하나요?"라고 물었다. 2부는 만화영화 주제가 메들리. 1부 때보다 단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관객이 '잘한다' '신난다'라며 박수로 박자를 맞췄다. 단원들도 손뼉을 치며 움직였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이 '앙코르'를 외쳤다. 앙코르송은 '오 샹젤리제'. 단원들은 손과 어깨로 리듬을 타며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앙코르송을 마쳤다. 난생 처음 무대에 선 아들을 지켜본 김분선(가명·70·여) 씨는 "남들 앞에서 혼자서 노래하는 아들이 너무 대견스럽다"며 흐뭇해했다. 한글을 잘 몰라 귀로 가사를 익힌 황민주(가명·32) 씨도 무대에서 내려와 비로소 웃었다. 충동장애를 앓던 박정순(가명·32·여) 씨는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어울림은 올해만 4차례 초청공연을 가졌다. 오는 12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합창대회 부산 대표로 출전한다. 부산정신보건센터 허은희 팀장은 "정신장애인들이 제일 기뻐하는 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것이에요. 이런 자리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아픔이 치유될 겁니다"고 말했다. △취재 뒷얘기=단원 이름은 가명이다. 문제는 동영상. 일부 단원과 가족이 얼굴 노출을 꺼렸다. '주변 사람들이 알면 큰 일 난다'는 이유였다. 정신장애인들이 자신의 장애와 싸워 무대에 섰다는 것이 이번 취재의 핵심. 한데 피의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은 사람들을 모자이크 처리할 수 없었다. 그것은 '날고 싶어하는 거위'를 두 번 죽이는 짓이 될 것 같았다. 가족의 걱정도 수긍이 갔다. 그만큼 세상의 편견과 벽이 두렵고 여전하다는 뜻일 터. 결국 원거리 샷 위주로 동영상을 짰다. 네티즌과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영상=김상훈 VJ 동영상=www.busan.com 기사& 동영상 보기 여기 눌러서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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